「내뱉는 말이 그 사람을 대신한다.」

Author : jingoworld / Date : 2014.08.19 06:00 / Category : JIN/펜과 노트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시켜놓고 매장 한가운데 자리를 찾는다. 아무도 앉기 꺼려하는 노출되고 불편한 자리에 일부러 앉는다. 여기저기 사람들의 얘기가 잘 들린다. 대신 정말 산만하다. 사람들이 지나가며 남기는 체취에 무슨 향수일까, 집에서 바로 나온 건가, 좀 씻고 다니지 등의 잡생각이 시도 때도 없이 드는 자리이기도 하다.

  저마다 자기네들의 이야기에 빠져 있다. 대학교 앞이라 그런지 대학생이 대부분이다. 시험기간인가. 대화 주제가 죄다 시험 얘기. 절반 정도는 조용히 공부를 하는 듯하다. 핸드폰 만지작 거리며 노닥이는 사람은 찾기가 힘들다. 아 여기 하나 있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다. 보는 건 어찌 보면 제일 기본적인 단계. 아는 걸 글로 쓰는 건 어렵다. 쓰는 거보다 힘든 게 말하기.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건 그걸 자기가 완벽히 이해해야 가능하다. 어설프게 아는 걸 가르치려 들면 티가 난다.

  대화를 하다 보면 일상의 일들에 대한 가벼운 담소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종종 어떤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어디서 그러더라, 내 주위에 그런 경우가 있던데, 그건 이런 내용이야, 직접 해보니 어떻더라 등의 서로가 아는 바를 늘어놓게 된다.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게 검증되지 않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 티브이에서 그러더라, 책에서 봤는데. 마치 그게 진리인양 주장을 한다. 좀 더 자숙할 필요가 있다. 그런 걸 티브이에서는 이렇다고 얘기하던데 믿음이 간다. 그럴듯하지 않느냐. 진짜면 정말 대단한 얘기지 않느냐. 이리 얘기할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방송 한 시간 내보내기 위해 몇 일을 고생한다. 마감에 쫓겨 급하게 찍고 편집하는 경우가 과연 없을까. 내보내는 내용에 대해 충분히 검증하고 방송하는 걸까. 이미 안 그런 경우가 있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검증하려고 많이들 최선의 노력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있다.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들은 바에 대해 얘기를 하던, 공부한 바에 대해 얘기하던 그 사람이 아는 만큼 얘기할 수 있다. 모르는 걸 어떻게 말할까. 게다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게 되면 거기에 그 자신이 그대로 녹아 있게 된다. 생각해보자. 모르는 사람 열 명을 모아다가 말 한마디, 글자로 적어서 대화하기 등 일체 안하고 하루를 지낸다고 가정해보자. 사로에 대해 얼마나 알게 될까. 상상만 해도 답답하다. 말을 해야 뭘 알게 되지. 너무 당연한 말인데 우리는 그걸 잊고 산다.

  내뱉는 말에 우리의 내면이 그대로 반영된다. 꾸며서 조금 감출 수야 있겠지만 본질은 어디 가지 않는다. 자신이 말 끝마다 시발거리고 있지는 않은지, 남 흉보기를 자주 하지는 않는지, 남탓만 하지는 않는지 좀 되돌아 봐야 겠다. 우선 나부터가 반성 중이다. 내가 나를 돌봐야지 어느 누군가 내게 말해줄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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